알리바바·바이두·BYD, 美 ‘안보 위협 기업’ 블랙리스트에

전쟁부, 中군사 지원 업체 명단 확대
감췄다 재발표… 정상회담 의식 정황

지난해 7월 18일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박람회(CISCE)가 열린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센터(CIEC)에서 한 방문객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알리바바, 바이두, 비야디(BYD) 등 중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업체로 찍혀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명단에는 첨단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中 AI 선두주자들 겨냥”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8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 1260H조의 법정 요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영되는 ‘중국 군사 기업들’의 목록을 업데이트했다”며 10일 연방 관보에 게재할 대상 기업 188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1260H는 중국군(인민해방군)을 지원한다고 판단되는 중국 기업의 목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으로, 미국 전쟁부가 명단을 작성·관리한다.

이번에 새로 등재된 기업은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컴퓨팅 기업인 알리바바, 중국 내 최대 인터넷 검색 포털인 바이두,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경쟁 업체인 BYD 등 20여 곳이다. 이들이 중국 정부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나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활동한다는 게 지정 사유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MIIT와 연계된 중국 방위산업 기반 민·군 복합 기여자”로, BYD는 “SASAC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고 MIIT와도 간접적으로 연계된 민·군 복합 기여자”로 각각 규정됐다. 중국의 민·군 복합 프로그램은 정부가 명령할 경우 민간 기업이 인민해방군과 기술을 공유할 것을 요구한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 유니트리와 자동차 기업들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는 로보센스, 제약·바이오 산업을 지원하는 우시앱텍 등도 추가 지정된 기업들이다. 이미 1260H에 올라 있던 중국 AI ‘빅테크’ 텐센트와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은 등재가 유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AI를 이끄는 세 챔피언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안보 구실로 中기업 차별”

이번 갱신 조치는 주로 국영 방위산업·통신 기업에 초점이 맞춰졌던 해당 목록이 훨씬 더 광범위한 상용 기술 기업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했다. 국무부 관료 출신인 워싱턴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소속 중국 전문가 크리스 맥과이어는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및 AI 분야를 넘어 다른 분야들에서도 중국 제품과 관련된 실질적인 국가 안보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을 이번 조치가 드러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발표 시기는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정황도 있다. 갱신된 1260H 명단은 당초 2월 13일 공개됐다가 채 한 시간도 안 돼 철회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이 3월 말로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명단에 등재된다고 당장 제재나 수출 통제 등 제약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평판에 타격을 입는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 말부터 명단에 오른 기업들과의 직접 계약 체결이 금지된다.

소송전과 외교적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은 2월 명단 추가 사실이 알려지자 자사를 군 관련 기업으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미국 전쟁부가 “국가 안보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차별적인 목록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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