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낙인찍나” 김민석 “취조하나”… 與 당권주자 토론, 더 살벌해졌다

이서희 기자

호남 당원 투표 D-1 與 당대표 TV토론
‘호남 인연’ 강조하며 승부처 표심 구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전남광주 서구 KBC에서 열린 TV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이 8·17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전남광주·전북 권리당원 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10일 TV토론에서 호남과의 인연을 앞다퉈 강조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6·3 지방선거 책임론, 조국혁신당 합당, 당정 갈등 등을 놓고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宋 “고흥 출신” 鄭 “강진 사위” 金 “익산 주민”

KBC광주방송이 주최한 이날 TV토론에서 세 후보는 시작부터 호남 표심 구애 경쟁을 펼쳤다.

송영길 후보는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한 호남(전남 고흥) 출신이란 점을 앞세우며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 애정과 열정을 갖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대만 TSMC의 반도체 팹이 들어선 일본) 구마모토와 같은 속도로 생산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호남 강진의 사위’라 소개한 정 후보는 “‘속도전’ 하면 정청래다. 추진력, 돌파력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안착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위원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 역시 “광주 명예시민이자, 전남 진도의 외손이자, 현재로는 전북 익산의 주민”이라고 인사말을 한 뒤 “제가 당대표가 되면 (전당대회 이튿날인) 8월 18일, 제1호 결정은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위’ 구성이 될 것이다. 제가 직접 그 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KBC 광주방송에서 1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뼈 있는 말’도 주고받았다. 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송 후보에게 “김 후보가 ‘정청래가 당대표가 되면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많이 빚어질 것이다(라면서) 호남 유권자들에게 정청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이냐”고 물었다. 송 후보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2주 차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를 비판한 것이었다. 송 후보가 “모두 잘하겠지만 저로선 경험, 외교 역량이 있는 제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정 후보는 “저도 송 후보 못지않게 잘할 자신이 있다. 이런 세계적 사업이 당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차질을 빚을 것처럼 얘기하는 건 호남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김 후보도 참지 않았다. 김 후보는 자신의 순서가 되자 “정 후보가 오해를 하신 듯한데, 우리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험을 해봤지만 당정 관계가 안 좋으면 선거 결과가 안 좋아지고, 증시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직전 당대표를 지낸 정 후보를 직격했다. “안정된 당정 관계를 갖는 당대표가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면서다.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전북 소외론으로 이해될 수 있는 발언을 하신 적이 있다”며 ‘전북 소외론’으로 정 후보에 대한 역공을 펴기도 했다. 정 후보가 지난달 전북을 방문해 “‘저쪽(전남광주)만 저렇게 많이 투자하고 우리 전북은 어쩌면 좋으냐’고 하는데,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낙인찍기’를 하는데, 저는 그런 얘길 해 본 적이 없다”며 “군산 시장에 갔더니 시민들이 그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이 1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대해서 국무위원과 텔레그램 대화를 하고 있다. 해당 의원은 이언주 당시 최고위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鄭 “이언주 텔레그램 무관하냐” 金 “증거 대라”

정치권 현안을 둔 공방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올해 초 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하던 중 이언주 당시 최고위원이 한 국무위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던 것을 언급하며 “이언주 텔레그램과 본인은 전혀 무관하냐”고 김 후보에게 따져 물었다. 해당 문자에서 국무위원은 이 최고위원에게 ‘타격’을 지시했는데, 이 국무위원이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 후보란 추측이 나왔었던 점을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정 후보 질의에 “무관하다”고 일축하며 “정 후보가 자신이 있으면 근거를 대라. 저를 왜 취조하려고 하나”라고 발끈했다.

두 후보는 김 후보의 ‘당직 인선’ 발언을 두고도 맞붙었다. 김 후보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당대표가 되면 신설할 당원주권 관련 기구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 통합 기구에 박범계 의원 등을 인선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후보는 “진인사대천명,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항상 겸손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데, 전대가 끝나기 전에 당직을 배분하고 마치 매표 행위를 하듯 ‘당신은 무엇을 맡길게’ 말하는 후보를 선거 역사상 저는 본 적이 없다”고 김 후보를 비난했다. 김 후보는 이에 “당대표가 되면 통상적인 당직 외에도 당원주권이나 대통합 추진 등이 중요한데, 제가 (그간) 대화를 보니 (언급했던 인사들이) 각 분야에 관심들이 있더라”라며 “그래서 맡아주시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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