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앤스로픽 손잡았다… ‘적과의 동침’ 나선 이유는
xAI 멤피스 데이터센터 임차
GPU 22만개·300MW 확보
사용량 제한 즉시 대폭 완화
IPO 앞두고 실리 협력 평가

xAI 로고 옆으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형상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던 앤스로픽이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와 손잡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 공개적으로 대립해온 양측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실리’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스로픽은 6일(현지시간) xAI가 운영하는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의 데이터센터 ‘콜로서스1’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앤스로픽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2만 개 이상과 총 300메가와트(MW) 규모의 연산 자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스로픽은 확보한 AI 인프라를 곧바로 서비스 확대에 활용했다. 기업용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유료 사용자 한도를 2배로 늘렸고, 최상위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의 호출 제한(사용 한도)도 최대 16배로 상향 조정했다.
앤스로픽은 그간 오픈AI 등 경쟁사와 비교해 보수적인 인프라 확장 전략을 유지해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을 두고 “일부 플레이어들은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라는 식으로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클로드 시리즈의 기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외부 인프라 확보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협력은 양측의 ‘앙숙 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머스크는 그동안 앤스로픽을 향해 “서구 문명을 증오한다” “위선적”이라고 공개 비난해왔고, 앤스로픽 역시 도널드 트럼프 마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머스크 진영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럼에도 협력이 성사된 배경에는 IPO를 앞둔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xAI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임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과 인프라 운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고, 앤스로픽은 서비스 안정성과 고객 확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 과정에서 향후 지구 궤도 위에 기가와트(GW) 단위의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구상에도 관심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재무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앤스로픽은 이날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는 기능인 ‘드리밍(Dreaming)’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기능은 AI가 자신의 업무 패턴과 사용자 선호를 스스로 학습·업데이트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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