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뛰는데 임금은 제자리

미국 노동자 실질임금 다시 하락세

휘발유·에너지 가격 급등에 가계 부담 가중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다시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제 지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8% 상승한 반면, 임금 상승률은 3.6%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앞지른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압박이 다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BS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체감 경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의 약 4분의 3은 자신의 소득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6%는 개인 재정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응답자의 64%는 현재 경제 상황을 “매우 나쁘다” 또는 “다소 나쁘다”고 평가했다.

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분 가운데 약 40%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8% 이상 상승하며 출퇴근 비용과 물류비, 소비재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수입 관세 인상도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히 주유소 가격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생산 및 운송 비용을 높여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고 지적한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센추리 재단의 앤젤라 행크스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는 “사람들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것을 보고 있으며, 예전과 같은 돈으로 더 적은 것을 살 수밖에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동 분쟁과 관세 부담, 에너지 시장 불안이 겹치면서 물가가 언제 안정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푸드스탬프와 의료 서비스 예산 삭감까지 더해질 경우 저소득층뿐 아니라 일반 가계 전반의 소비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아직 비교적 유지되고 있지만, 임금보다 빠른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생활비 부담이 누적되면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이는 결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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