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의식했나…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와 면담 사실 공개

이란 국영매체, 페제시키안-하메네이 회담 보도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 대면 첫 확인
최고지도자와의 직접 소통 과시 의도인 듯
이란 관영매체, 협상파 지지 입장 잇따라 강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2월 테헤란 대통령궁에서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러시아 부총리와 회담하고 있는 모습. 테헤란=타스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2시간 30분 동안 면담했다고 발표했다. 모즈타바는 선출 두 달이 넘도록 실물은 물론 육성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모즈타바를 대면한 사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진행한 상업계 대표 회의에서 “친애하는 최고지도자를 방문해 친밀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2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며 “최고지도자의 겸손하고 친밀한 관점과 태도가 두드러졌고, 대화 분위기는 신뢰와 평온, 공감 등에 기반한 환경”이었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매체 메흐르통신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또, 모즈타바가 “도덕적인 인격으로 관리자들을 마주해주니 자연스럽게 국가 행정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모즈타바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메흐르통신과 타스님뉴스는 면담이 ‘최근’ 이뤄졌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2월 28일 부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뒤 3월 8일 세 번째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하지만, 이날까지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시 사항은 모두 서면으로 발표되고 있다. 최고지도자가 한 해의 정책 구상과 외교 비전을 밝혀온 이란의 새해 첫날인 ‘노루즈(3월 20일경)’ 때도 등장하지 않았다. 신년 메시지는 대독 형태로 발표됐다. 은둔이 계속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장한 폭격으로 인한 부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월 16일 모즈타바가 다리에 경상을 입었다는 의전실장의 발언을 녹음한 파일이 유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 매체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최고지도자를 직접 만나는 극소수 인사 중 하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이란 대법원장은 “국민 단합을 훼손하는 자”에 4단계 사법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27, 28일 사이 협상단의 정당성을 의심한 일부 이란 의회 의원들이 강경 발언을 겨냥한 경고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 진영의 이란 의원 7명을 포함한 27명의 의원은 대(對)미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에 대한 지지성명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후 이란 국영매체들과 에제이 대법원장과 페제시키안 대통령, 에스마일 가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등 국가최고위원회(SNSC) 위원들은 일제히 갈리바프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으로 협상단을 이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누르뉴스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갈리바프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시선은 미국의 “선전선동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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