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한국 선박, 피격됐나…이란 매체 “규정 위반해 표적 돼”

이란 대외용 영자매체서
“한국 선박, 무력 사용 표적 돼”

HMM 나무호. HMM 제공

이란 관영 매체가 6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정박해 있던 한국 벌크선 HMM 나무호의 화재 사고와 관련해 “이란 당국이 정한 새로운 해상 규정을 위반해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선박을 향한 이란의 공격이 이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날 주한 이란대사관이 내놓은 “한국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과 자국은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과 대조된다.

이란의 영어권 대외 선전매체 프레스TV는 이날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중단한 것은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이란의 군사적 억지력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아가 이란 당국의 새로운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행위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이란은 물리적 타격 행위(kinetic action)를 통해 주권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스TV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 중단을 “세 번째 전략적 후퇴”라고도 규정했다. 이란과 40일간의 전면전 이후 휴전을 택한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지렛대를 확보하지 못하고 휴전을 무기한 연장하는 등 전략적 패배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수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8시 40분쯤 호르무즈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에서는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선언한 직후여서, 이란의 보복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 주한 이란대사관은 “이란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주한이란대사관은 7일 프레스TV 보도에 대해 “외부 분석가의 논평일 뿐”이라며 이란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박과 관련된 해당 사건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그 어떤 공식적이고 검증된 정보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페르시아어로 된 이란 국영매체들은 한국 선박 피격 사실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프레스TV 보도는 논평일뿐”이라는 주한이란대사관의 입장문을 재인용했다. 또, 주한미국대사관 앞 반전시위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이란대사관은 “민감한 지역 정세 속에서 언론의 추측과 검증되지 않은 주장은 신뢰할 만한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언론 매체에 보도되는 모든 해석과 분석이 공식 입장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있다가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는 현재 예인 작업이 진행 중이며, 두바이항의 드라이독으로 옮겨져 원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 등으로 꾸린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한국의) 선박은 선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고, 단독으로 행동하다 두들겨 맞았다”며 이란에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며 한국에 프로젝트 프리덤 동참을 촉구했다.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o_KRKorean